'곰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6.05.16 김곰곰 이야기. (2)
  2. 2014.04.30 딱 적당한 봄날.
  3. 2011.12.15 아이고.
  4. 2011.11.25 곰곰이와 대화하기.

김곰곰 이야기.

2016.05.16 10:47 from 분류없음


1.

곰곰이는 학교 가는 걸 좋아한다. 8시 50분까지 가면 되는 학교를 30분까지 가더니 요즘엔 점점 빨라져서 15-20분까지 도착하게 출발한다. 최고 기록은 7시 50분인데 교실 문이 안 열려있어서 일찍 온 다른 반 애랑 노닥거리고 있었다고.

 

어느 날 아침, 너무 일찍 나가는 것 같아 이렇게 일찍 가면 친구들이 와 있냐니까 한 명 있거나 자기 혼자라고 한다. 그래서 혼자서 뭐하냐고 물었더니 '뒹굴뒹굴 누워있지'란다. 순간 당황했는데, 김곰곰군 교실은 작년에도 올해도 보육교실로 쓰는 교실이라 온돌(아마 전기?) 바닥이고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는 게 생각 났다. 혼자 뒹굴 뒹굴~하는 거 좋아하는 건 대를 이어가는구나.

 

물론 공부하러...는 아니고 벌렁 누워있다가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서지만 학교로 일찍 뛰어나가는 아이를 보니 참 다행이다.


2.

차를 타고 교회가면서 뭔가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뭔가 장난꾸러기같은 말을 해서, '어머님이 누구니? 누가 널 이렇게 키우셨니~(박진영 노래 가사...)'라고 했더니 아들이 대답했다.

 

"님."


뭔가 다 큰 것 같다. 허허~

 

3.

생각 나서 하나 더 추가.

자려고 침대에 누워있던 애가 뜬금없이 묻는다. "엄마, 신혼여행은 꼭 가야 돼?" "아니, 안가도 되긴 하는데... 왜?"

"비행기 타기 싫어서."

그렇지. 우리집 어린이 비행공포증.

"근데 부인 될 사람이 가고 싶어하면 어떡해? 서로 얘기해서 정해야 되는데."

"배 타고 가지."

"크면 안 무서울 수도 있어."

"아니야. 그런 건 안변해."

"지금 말고 나중에 또 생각 해 보자. 달라질 수도 있어."

 

달라지지 않으면 미래의 며느리는 멀리가도 중국, 일본 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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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적당한 봄날.

2014.04.30 10:22 from 분류없음

 

 

1.

 

많은 먼지가 가시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4월 30일 아침.

 

누구나 사랑할만한 딱 적당한 봄날.

 

 

 

 

 

2.

 

 

 

 

 

글씨는 쓸 수 있지만 띄어쓰기는 남자답게 무시하는 김곰곰씨의 글씨.

 

선생님께 쪽지 편지 쓴다고 했더니 자기가 쓴다고 볼펜을 빼앗았다. 하지만 '워'에서 복모음의 함정에 걸려 좀 헤메더니 힘들다며 마지막 '주세요'는 엄마에게 쓰란다. 천천히 생각하며 해야 하지만 누가 써놓은 걸 보지 않고 이만큼 하다니. 따로 가르친 건 별로 없는 엄마로서는 뿌듯,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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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2011.12.15 13:02 from 분류없음
 
즘 곰곰이는 병원 가는 걸 싫어한다. 지난 번에도 한번 데리고 갔다가 접수 후에 대기실에 드러누워서 취소 하고 다시 돌아온 일이 있었는데 어제 또 비슷한 일이. 

이번에는 병원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건물 로비에서 30분 넘게 옥신각신 했다. 처음에는 침착하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시간이 가면 나도 화가 나니 말투가 공격적이고 비아냥거리는 스타일로 바뀌고 아이는 그 때문에 겁을 먹어서 병원에 가기도, 집에 가기도, 어린이 집에 가기도 싫다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 어쩌라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길로 안아 들고 나갔는데 곰곰이가 막 발로 찬다. 일단 안을때부터 버티는 데(빠떼루 자세라는 게 진짜 효율적인 거라는 점을 깨달았..) 이젠 너무 무겁고 힘도 세져서 내가 육체적으로 우위를 점하지 못하다보니 한 20-30미터 못 가서 내려놓고 다시 한 10분쯤 난리를 치고 있자니 지나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나씩 와서 애를 야단을 치고, '말 안들으면 내가 데려간다~' 이런 멘트 하나씩 날려 주시고.. 도움 되려고 끼어드는 거겠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더 열불나는 상황. 심지어 천원짜리 주시면서 이걸로 과자 사먹고 들어가라고 말씀하시는 분까지 있었다.--;;; 물론 곰곰이는 공포에 질려서 엄마가 옆에 있는데도 "우리 엄마 어디있어~" 이러면서 울고.. --;;;;;;;

정말 뚜껑 열리는 걸 겨우 붙들고 - 나도 내 아들 놈을 발로 차버리고 집에 가고 싶었다 -, 별로 고맙지는 않았지만 한 마디씩 거드신 어르신들 '덕분'에 두려움에 질린 아이가 내게 안겨서 겨우 마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곰곰이한테 말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고 가만히 컴퓨터방에 처박혀있었는데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았는지 아이 봐줄테니까 잠깐 나갔다 오라고 하셔서 아이한테서 겨우 벗어났다.

아, 정말 복기만 해봐도 울컥 울컥 하는구나.
곰곰이는 대체적으로 순한 아이인데 저런 식으로 대지진을 일으키는 때가 아주 가끔 있다. 그럴때면 나도 그 여파로 쓰나미를 일으키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위로가 있었지만 황량하고 온갖 잡쓰레기가 다 쌓인 폐허에 서 있는 그런 마음이 가시려면 며칠은 더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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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창밖에 나무가 보여요."
대부도 여행 가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곰곰이가 이렇게 말했다.
가끔 아이가 하는 말은, 어른이 했다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말인데 코끝이 시큰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끼게 한다.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자신이 들은 문장을 아마도 그걸 써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때
입 밖으로 천천히 발음하는 것 마냥 낯설고 이질적인 감각들을 주기도 해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만들어도 주고. 

또 가끔은 일상을 즐겁게 해주는 코미디도 제공한다.
굉장히 흥분한 목소리로 "엄마, 엉덩이가 생겼어. 엉덩이를 피해서 돌아와야 돼!!"라고 외치는데,
음... 아들아 그것은 비가 와서 생긴 웅덩이.^^;;

지지난주까지도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려서 오늘 뭐했니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했는데,
지난주부터는 "어린이집에서 재밌게 놀았어!"라고 말 할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그 날 뭘 먹었는지도 대답한다.
아이는 정말 매일 매일 자란다.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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