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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8 Barry Manilow makes you look behind. (8)

 

 

봄에 여행 다녀온 사진을 포토북으로 정리하려고 만들고 있다. 

아들과 남편이 함께 모래사장을 걸어가는 사진이 참 마음에 드는데 옆에 넣을만한 텍스트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떠오른 배리 매닐로우의 'Ships'

 

We walked to the sea, just my father and me,
And the dogs played around on the sand,
Winter cold cut the air, hangin’ still everywhere,
Dressed in gray, did he say, "Hold my hand"?
I said, love’s easier when it’s far away,
We sat and watched a distant light,

We’re two ships that pass in the night,
We both smile and we say it’s alright,
We’re still here, it’s just that we’re out of sight,
Like those ships that pass in the night.

우리는 바다로 걸어갔지 아버지와 나 단 둘이

모래사장에서는 개들이 뛰놀고

찌르는 듯한 겨울의 한기가 어디서나 느껴졌어

잿빛 옷을 입은 아버지가 "손 잡고 가자"라고 말씀하셨던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사랑하기가 오히려 쉽다고 난 말했었는데

우린 함께 앉아서 먼 불빛을 바라봤어

 

우린 밤을 항해해 나가는 두 척의 배

같이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해

우린 여전히 여기 있는 걸

다만 보이지 않을 뿐

밤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처럼

 

(대강 의역 by 이 홈페이지 주인장)

 

갑자기 음악도 듣고 싶어져서 배리 매닐로우 곡들을 찾아서 계속 듣고 있다. 그의 음악은 유행이 지난지 오래고, 뻔하고 닳디 닳은 음악의 대명사가 되버린 듯도 하지만 그를 듣고 자란 세대에게는 마음에 호소하는 힘이 있는 정직한 음악이기도 하다. 사실 그의 전성기에는 그의 음악을 들을 일이 없었던 꼬꼬마였다고 주장한다만. (태어나 있었다는 자체가 이미 나이 많다는 뜻이라는 게 함정..)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했던 곡은 'Even Now'이고, 어디서나 쉽게 듣게 되는 곡은 'Can't Smile without You'일테고, 10월이 끝나는 시점이 오면 'When October Goes'를 들어줘야 하는... 사실 그의 노래야말로 어디에나 잘 녹는 그런 음악이구나.

 

그의 노래를 듣다 보니 어찌 어찌 기억이 찰스 슐츠와 'Peanuts'에 도착하고, 밤에 부두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 라이너스와 찰리 브라운의 모습이 떠오른다.

 

라이너스가 "Carl Sagan says there are a hundred billion stars in our galaxy, and there are a hundred billion galaxies, and each galaxy contains a hundred billion stars! Sort of puts things in perspective, doesn't it, Charlie Brown?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리 은하계에는 수천억개의 별이 있는데, 우주 전체엔 그런 은하계가 수천억개나 있대. 이런 얘길 들으면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생각하게 되지 않아?")라고 묻자 찰리 브라운은 "I miss my dog.."이라고 말한다.

 

찰스 슐츠는 자기 개인 Andy(맞다.. 만화에도 복실복실한 스누피의 형제로 나온다)가 죽고 나서 이 만화를 그렸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지 않아도, 저 짧은 한 문장은 세상에 우리가 그리워 하는 모든 걸 다 불러내는 힘이 있다.

무한한 우주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만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우리에게 의미를 주고, 삶이 끝난 다음에도 어떤 의미에서는 영원히 이 곳에 남아있게 해주는구나. 2013년 7월 5일 아침, 내가 좋아하는 피너츠의 장면들을 기억하면서, 울컥 울컥 그리운 생각들을 불러내면서 70-80년대의 배리 매닐로우 히트곡을 듣고 있다.

 

I've been alive forever

And I wrote the very first song

I put the words and the melodies together

I am music and I write the songs

I write the songs that make the whole world sing

I write the songs of love and special things

I write the songs that make the young girls cry

I write the songs, I write the songs

My home lies deep within you

And I've got my own place in your soul

Now when I look out through your eyes

I'm young again, even though I'm very old

나는 영원을 살아왔어.

그리고 태초의 노래를 만들었지

노랫말과 멜로디를 같이 엮어

내가 바로 음악이고 나는 노래를 만들어

온 세상이 부를 노래

사랑과 특별한 것들을 말하는 노래

어린 소녀들을 눈물 흘리게 만드는 노래

나는 노래를 만들어

 

당신 마음 속 깊이에 내 집을 지었어

당신 영혼 속에 내 자리가 있어

이제 당신의 눈을 들여다 보면

나는 다시 젊어져. 이렇게 오래 살아왔는데도

- Barry Manilow, 'I Write the Songs' 중에서

 

원곡은 다른 사람이고, 노래속의 'I'는 'God'이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하지만 처음 듣는 내게는 이 노래가 평생 노래를 만들어 온 뮤지션의 노래로 들렸다. 그렇게 들으면 물론 엄청 잘난척으로 들리지만...^^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에서 "I did it my way"라는 확언의 말로 꽉꽉 채워 살아온 삶의 밀도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노래하는 것 처럼.

노래를 들으며 내 마음이 그에게 대답한다. '당신은 그렇게 자랑스러워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정말 내 영혼 속에 당신 노래의 집이 있는 걸 오늘 알았네요.'

 

And, I'd love to have a home in hearts of my beloved ones.

 

배리 매닐로우 탐험을 시작하게 해 준 사진은 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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